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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키피아....아이작 뉴턴.....

The Dreaming 2011. 12. 15. 11:44

 

수학으로 우주 만물을 설명하다........

1687년 잉글랜드 왕립학회는

[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Philosophiæ Naturalis Principia Mathematica)]

(이하 [프린키피아])라는 책을 출판했다.

총 500부로 추정되는 [프린키피아] 제1판의 출판은

근대과학의 모범이 완성되었음을 알리는 사건이었다.

이 책은 1684년 아이작 뉴턴(Isaac Newton, 1642~1727)이 왕립학회에 제출한

짤막한 원고(De motu corporum in gyrum)에서 발전한 결과물이다.

이 원고의 내용은 힘이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할 경우

케플러 법칙들(1609년 및 1619년 발표)이 성립함을 수학적으로 증명하는 것이었다.

 

수학으로 우주 만물을 설명하다. 뉴턴의 [프린키피아].

 

 

[프린키피아]에 담긴 새로운 역학법칙

뉴턴의 초상화(1689년). 뉴턴은 당시 학계에서 연구된 역학의 내용을 완성하는 동시에 그 한계를 넘어, 현재는 물론 앞으로도 계속 이용될 원리를 제시했다.


[프린키피아]에서 뉴턴은 케플러 법칙을 증명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뉴턴은 16세기 말부터 이후 백 년간 학계에서 연구된 역학(力學)의 내용을 완성하는 동시에 그 한계를 넘어, 현재는 물론 앞으로도 계속 이용될 원리를 제시했다.

 

[프린키피아]는 총3권으로 구성된다. 제1권에는 유명한 운동법칙들(제1법칙 관성의 법칙, 제2법칙 F=ma, 제3법칙 작용-반작용의 법칙)을 제시하고, 힘을 받는 물체의 운동 궤적을 계산하는 방법을 확립했다.

 

제2권에서는 유체 속에서 운동하는 물체는 유체의 저항 때문에 타원 모양을 그리며 운동할 수 없음을 증명했다. 이 부분은 데카르트식 우주관과 케플러 법칙들이 서로 모순됨을 수학적으로 증명하는 내용이기 때문에, 오늘날에는 관심의 대상이 거의 되지 못한다.

 

제3권에서는 뉴턴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인 ‘만유인력’이 등장한다. 뉴턴은 갈릴레오(Galileo Galilei, 1564~1642)의 낙하법칙을 이용해 행성과 달이 각각 태양과 지구 방향으로 이끄는 인력을 받는다는 점을 밝혀냈다. 그리고 그 인력(F)의 크기는 거리(r)의 제곱에 반비례하고 물체들의 질량(m, m´)에 비례한다는 것도 증명해냈다. 이 인력이 바로 우리가 ‘보편중력 혹은 만유인력’이라고 부르는 힘이다.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선 [프린키피아]

많은 위대한 성취들이 그렇듯, [프린키피아]의 내용은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 B.C 384~B.C 322)에서 데카르트(René Descartes, 1596~1650)로 이어진 당대의 논의를 뛰어 넘는 깊은 의미를 담고 있었다. 데카르트는 2000년 가량 내려온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체계를 대체하는 보편적 교과서로서 [철학의 원리(1644)]를 썼고, 이 후 뉴턴은 데카르트의 자연관을 대체하는 [프린키피아]를 저술했다. 책의 제목부터 데카르트의 [철학의 원리]를 빗대 지은 것이다.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데카르트는 형이상학과 자연철학(오늘날의 ‘과학’)을 구별하지 않고 함께 다루었다. 하지만 뉴턴은 거기에서 자연철학만을 빼내 핵심주제로 삼음으로써, 과학과 형이상학적 논쟁을 분리해내 과학이 새로운 길을 걷게 한 셈이다. 또한 데카르트는 관성과 충돌만으로 모든 자연현상을 설명하려고 했다. 따라서 자신이 수학자였음에도 불구하고 수학을 이용해 자연철학의 내용을 체계적으로 설명해내지 못했다. 반면에 뉴턴은 유클리드(Euclid, 약 B.C 330~BC. 275)의 [기하학 원론]처럼 자연철학의 내용과 형식 모두 철저하게 수학적으로 설명해냈다.


뉴턴이 소장했던 [프린키피아] 1판의 속표지. 뉴턴이 제2판을 위해 수정한 부분이 보인다. 속표지 중하단의 ‘Julii 5. 1686’은 왕립학회의 출판허가 날짜이다. <출처: (CC)Aushulz at Wikipedia.org>

 

[프린키피아]의 내용 중에서 가장 의미심장한 것은

제1권의 운동 제2법칙 즉, F=ma이다.

제1법칙과 제3법칙은 갈릴레오와 데카르트의 역학체계를 다룬 내용인 반면,

제2법칙은 뉴턴이 창안해 낸 새로운 내용이다.

뉴턴 이전의 16세기 자연철학자들은 신비주의적 자연관을 극복하기 위해

자연 현상을 오로지 물질과 물질입자들의 기계적 성질로만 설명하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물체A의 변화는 물체A에 충돌하는 물체B가 반대방향의 변화를 겪으며 잃은 것을

물체A가 얻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라고 믿었다(작용-반작용의 법칙).

하지만 뉴턴은 물체와는 별도로 “힘”이 실존하고,

이 힘이 물체에 연속적으로 작용해서 물체의 운동을 변화시킨다고 했다.

이렇듯 뉴턴이 당시로서는 독특한 “힘” 개념을 사용했던 이유는,

당시 그가 신비주의적 연금술에 심취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F=ma의 힘(F)이 신비주의적인 개념은 아니다.

뉴턴은 연금술 연구에서 체득한 신비주의적 관념을

철저하게 합리적, 수학적 개념으로 바꿔 제2법칙을 만들어낸 것이다.

 

뉴턴이 데카르트주의의 한계를 극복하고 천체의 궤도를 계산해 낼 수 있었던 하나의 요인은,

문제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에 있었다.

그것은 운동하는 물체에 가하는 힘을 운동방향에 평행한 힘과 수직한 힘으로 나누어 따지는 것이다.

 

 

[프린키피아] 제1권, 정리1을 증명하기 위해 뉴턴이 사용한 도해.

뉴턴은 AB방향으로 움직이는 물체에 충격이 가해져서 운동방향이 BC로 바뀔 때,
그 충격을 BS방향의 충격과 Bc방향의 충격으로 나누어 생각하였다.

 

 

이러한 획기적인 발상은

일찍이 뉴턴과 격심한 언쟁을 벌여왔던 로버트 훅(Robert Hooke, 1635~1703)이

화해의 표시로 뉴턴에게 검토를 요청했던 것이다.

그런데 뉴턴이 10여년 후에 출판한 [프린키피아]에서 후크의 공헌을 언급하지 않은 채로

이 아이디어를 사용해,

후크가 죽을 때까지 두 사람은 끝내 화해하지 못했다.

후크의 공헌을 분명하게 밝히지 않은 점은 분명 뉴턴의 잘못이다.

하지만 단순한 착상 수준이었던 후크의 아이디어를

수학적으로 완성한 것이 뉴턴의 공헌인 것 또한 분명하다.

 

[프린키피아]의 높은 수학적 완성도는 미적분 덕분이었다.

20대의 뉴턴은 스승인 아이작 배로우(Isaac Barrow, 1630~1677)의 수학연구를 본받아

여러 무한급수의 합을 구하는 방법을 연구해 미적분의 개념을 만들어냈다.

제1권의 전반부에서 뉴턴이 증명하는 기하학적 정리들은 상당히 난해해 보이지만,

그 과정은 미적분과 극한의 기초적인 개념을 적용한 것이었다.

 

 

변하지 않는 명성, 보편중력과 운동 제2법칙

뉴턴 이래의 근대과학이 물질의 활성을 부정하고 자연을 척박한 불활성의 세계로 묘사했다는 일부의 주장은 철저한 오해에 불과하다. 보편중력 자체가 물체의 질량이 지니는 능동적 원리의 성격을 지니기 때문이다. <출처: gettyimages>


[프린키피아]는 흔히 보편중력의 존재를 밝힌 책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책의 의의와 영향은 그것을 훨씬 뛰어 넘는다.

우선 보편중력 자체는 물체의 질량이 지니는 능동적 원리(다른 물체를 이끄는)의 성격을 지닌다.

따라서 뉴턴 이래의 근대과학이 물질의 활성(능동적 성격)을 부정하고 자연을 척박한 불활성의 세계로 묘사했다는 일부의 주장은 철저한 오해에 불과하다.

 

또한 제3권에서 뉴턴은

태양과 달의 보편중력이 지구의 각 지점을 당기는 인력의 차이로 지구의 조석현상(밀물과 썰물)을 설명해냈다.

이는 천상과 지상의 현상을 동일한 원리(운동법칙들과 보편중력)로 설명한 것으로서,

천상계에는 천상계의 법칙이,

지상계에는 지상계의 법칙이 따로 적용된다는 오래된 통념을 뒤엎은 사건이었다.

즉, 전 우주에 동일한 자연법칙이 작용한다 것으로,

 그 충격은 자연철학의 영역을 넘어 사회 전반으로 퍼졌다.

예를 들어, 18세기의 계몽철학자들은

뉴턴의 자연철학에 힘입어

신분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동일한 법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들은 뉴턴이 그랬던 것처럼 사회문화적 현상에서도 단순하고 보편적인 법칙들을 찾아내려고 노력했다.

 

[프린키피아] 전 권을 통틀어서 가장 의미 있는 공헌은

역시 운동 제2법칙 F=ma이다.

후에 밝혀진 뉴턴의 오류와 한계에도 불구하고,

뉴턴의 운동 제2법칙은 여전히 살아있을 뿐만 아니라

때로는 후대 연구의 기초가 되었다.

비행기 날개의 양력을 설명하는 법칙으로 알려져 있는

베르누이 정리도 운동 제2법칙을 이용하여 유도한 것이다.

또한 뉴턴이 주장했던 입자론과

 정반대되는 음파와 빛의 파동이론도

그 논증과정에서 운동 제2법칙을 이용했다.

19세기에 들어 뉴턴적 세계관이 무너지고

에너지, 엔트로피, 전자기장 등의 개념에 입각한

고전 물리학이 성립했을 때에도,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1879~1955)이

두 상대성 이론을 통해

시공간과 중력의 개념을 바꿔 놓았을 때에도,

운동 제2법칙은 바뀌지 않았다.

현재까지도 중학교에서 배우는 등가속도운동에서부터

쓰나미나 혈액의 흐름, 빅뱅에 이르기까지,

모든 자연현상에서 F=ma만큼은

언제나 성립하는 자연법칙으로 자리잡고 있다.

 

 

  1. 근대과학

    16~17세기 유럽에서 이루어진 과학연구. 수학과 실험을 이용한 경험적 탐구가 특징적.

  2. 케플러 법칙들

    요하네스 케플러(Johannes Kepler, 1571~1630)가 발표한 행성의 운동에 관한 세 가지 법칙.
    - 제1법칙 : 행성은 태양을 중심으로 타원궤도로 공전함.
    - 제2법칙 : 행성의 속도와 동경이 그리는 넓이의 곱은 항상 일정.
    - 제3법칙 : 행성의 공전주기의 제곱은 공전궤도 긴 반지름의 세제곱에 비례.

  3. 뉴턴의 운동법칙들

    - 제1법칙 : 물체는 현재의 운동 상태를 계속 유지하려는 관성을 가짐.
    - 제2법칙 : 모든 힘이 작용하는 곳에 가속도가 있음.
    - 제3법칙 : 두 물체가 서로 힘을 미칠 때, 두 물체에 작용하는 힘은 크기가 같고 방향이 서로 반대.

  4. 데카르트식 우주관

    데카르트가 우주를 바라본 관점. 전 우주(천상계와 지상계)의 현상에 대해 수학을 이용해 물질과 그것의 운동으로 설명.

  5. 제2법칙 F=ma

    뉴턴의 정의를 현대 표기법으로 옮기면, 이 된다. 그런데 로켓처럼 물체의 질량이 변화하는 경우에만 이 0이 아니고, 대부분의 상황에서는 이 되기 때문에 운동 제2법칙을 F=ma로 간략하게 표기한다.

  6. 연금술

    중세 유럽에 유행한 주술적 성격을 띤 일종의 학문. 비금속을 인공적으로 금으로 바꾸는 것이 목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