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또 또, 또...

오늘은 편지를 쓴다....

The Dreaming 2009. 7. 5. 06:10
요즘 문방구나....팬시점에 가면...
정말로 눈이 놀랠만큼 다양한 색깔의 펜이 있다..
색깔도..모양도..향기도 난다...
펜심의 굵기도 다양하다..모나미도 부족했던 세대를 살다가..
플러스펜...팜펜을 지나..요즘은 젤펜...

그 다양한 색깔의 펜이
내 책상 서랍에는 참 많다....
내가 주로 쓰는 것은...
공적인 업무상으론 까만색..빨간색..
그러나 사적인 일에는 보라색....파랑색을 쓴다....

일기를 쓸 땐..보라색...
가계부를 쓸 땐 녹색....
그리고....편지를 쓸 땐..파랑색...

오래 전에 체신부(지금은 정확한 공식명칭이 뭔지도 모른다)에서
매월 말일은 편지쓰는 날...하면서 편지쓰는 걸 독려한 적 있었고...
아주 착한 척하는 나는
매월 말일은 그 핑계로 편지를 쓰곤 했다...
지금에야 인터넷으로 이메일을 보내는 게 정상이지만...
이쁜 편지지를 종류대로 구비하고...
맘에 드는 펜을 골라서..
꼭꼭 눌러가면서 편지를 썼다....
마지막엔..향수 한 방울 뿌리는 것도 잊지않았다...
우표를 붙이고...그렇게 반가운 편지가 되어주길 바라면서 부쳤다..
아..가끔은 눌린꽃도 붙이곤 했다...

나도 답장을 받고 싶어....
그러나..답은 거의 오지 않았다....귀찮은 거지...
점차로..편지를 손으로 직접 쓰는 건
아주 시대를 역행하는 일이 되어버려서...
사무실로 매일오는 집배원의 꾸러미도 거의 광고...DM...
고지서 같은 청첩장..부고장...그것마저 반갑지만...

어젠 책상 서럽을 정리하면서....
오래전 여행길에서 사둔 빛바랜 편지지와 엽서를 발견했다...
씁쓸히 배시시 웃으며 바라보다가...
다시 편지를 쓰고자 하였지만....
놀라워라.....주소를 알고 있는 친구가 없었다....


오늘은 그나마 주소를 알고 있는 친구에게
편지를 쓸 것이다....
한동안 안썼기때문에...글자가 비뚤해지고...손목도 아플 것이지만...
어느날 갑자기....편지를 받아들게 된
친구의 얼굴에....한순간...놀라움과 기쁨의 미소를 짐작하면서...
내가 편지를 받고 싶은 마음에서 먼저 보내기로 했다....

반가와 해줄까?
야가..나이들더니..미쳤나..............?그럴 것인가?
오로지....나만의 쓰는 행복만 생각해서...
오늘....한통의 편지를 쓸것이다....

아침.....요란스런 새소리를 들으며....
곧 침침한 눈으로 편지를 쓸 나 자신만 생각하자...
나혼자 타다가 스스로 사랑이 되면 그뿐....
나혼자 쓰다가 스스로 행복이 되면 그뿐....